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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항로 운항과 대응 전략
  • 물류/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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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스퀘어 202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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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 년 전 북극항로를 경유한 유럽과 아시아 간의 국제통과운송(Transit)이 늘어나면서 한동안 북극항로 운항에 대한 큰 기대감과 장미빛 전망들이 국내외 여러 언론 매체들을 통해 소개된 바 있다. 실제로 북극항로 상의 물동량은 2010년 이래 증가일로에 있고, 현재 러시아 북극지역의 천연가스와 석유 개발 프로젝트들이 계속 추진되고 있어서 향후 물동량은 급속도로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실제 북극항로 상의 운항은 녹녹치가 않다. 절차가 매우 복잡해서 반드시 철저한 사전 운항 준비가 필요하다. 북극항로 운항을 위해서는 러시아정부의 운항 허가를 받아야하기 때문에 러시아정부의 북극항로 운항 규정, 북극항로 인프라 개발 정책 내용과 더불어 지정학적 변수까지도 사전에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과 EU 등 서방국가들의 강력한 대 러 제재 조치가 도입되어 예년과 달리 작년에는 외국선사들의 북극항로 운항이 한 건도 없었다는 사실이 이를 여실히 보여 준다.

 

한편, 러시아의 우방국가인 중국과 인도는 EU의 러시아 석유 수입 금지조치로 인한 반사이익으로 저렴한 가격에 러시아 석유를 계속 수입하고 있어서, 수에즈 항로가 아닌, 북극항로를 경유한 아시아시장으로의 러시아 자원 운송이 점차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본 글에서는 북극항로의 실제 상황에 대해 상세히 살펴보고, 향후 우리나라의 북극항로 진출 가능성에 대해서 전망해 보기로 한다.

 

 

북극항로 개요

북극해 상의 항로는 통상 북동항로(Northeast Passage), 북서항로(Northwest Passage) 및 북극횡단항로(Trans Arctic Route) 세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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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항로의 종류]

(출처: 북극연구소)

 

수에즈운하를 경유하는 남방항로와 달리, 북극해 상에는 운항 시점의 해빙(Sea ice) 여건에 따라 무수히 많은 항로들이 존재한다. 우리가 자주 접하는 ‘북극항로’라는 용어는 이 세 항로를 다 아우르는 총칭으로 사용된다.

 

현재 북서항로는 캐나다가 관할하며 북동항로는 국제통항로라는 국제사회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현재 러시아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러시아정부에서 사용하는 ‘북극해항로’(NSR: Northern Sea Route, 러시아어로 ‘Sevmorput’)라는 개념은 북동항로의 특정구간을 의미하지만 실제 북극항로 개념과 혼용되고 있다.

북서항로는 좋지 않은 운항 여건으로 인해 현재 제한적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알고 있는 북극항로는 통상 북동항로, 즉 러시아가 관할하는 북극해항로(NSR)를 의미한다.

 

북극항로란 아시아에서 유럽까지 최단거리로 갈 수 있는 해상루트로써 북극해를 통해 태평양과 대서양을 이어주는 해상운송로를 의미한다. 북극항로로 화물을 운송하게 되면 수에즈운하 항로 대비 유럽과 아시아간의 수송거리가 30% 정도 줄고 수송기간도 10일 이상 단축이 된다.

하지만, 북극항로를 바라보는 관점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북극항로를 유럽과 아시아간의 최단 국제운송로로 활용하려는 외국선사들의 기대와 달리 러시아정부는 북극항로를 주로 러시아 북극지역의 자원개발로 생산된 LNG(액화가스), 석유, 석탄 등의 탄화수소자원을 유럽과 아시아 시장으로 수송하기 위한 수송 인프라로 간주하고 있다.

또한,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병합에 따른 당시 미국과 EU의 대 러시아 제재조치에 이어,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의 강력한 대 러시아 제재 조치로 인해 서방 기업들의 기대와 달리, 북극항로 운항에 지정학적인 요인들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북극항로 운항 현황

북극항로는 유럽과 아시아 간의 최단거리 항로이지만, 북극항로 운항 시즌은 대략 7월에서 11월까지의 5개월에 불과하다. 현재 러시아정부는 북극항로 연중 운항을 목표로 쇄빙선 건조 등의 인프라 개선작업을 하고 있으며, 러시아 북극 야말 LNG 운송의 경우 쇄빙 LNG운반선에 의해 3-4월을 제외한 최장 10개월간의 운항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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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해항로]

(출처: neftegaz.ru)

 

북극항로를 운항하는 대부분의 선박은 내빙선박(Ice class vessel)이지만, 최적의 운항시기인 8-10월에는 일반 선박들이 운항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동시베리아, 랍체프해 등 북극항로 상의 특정구역에는 해빙(Sea ice)이 있어서 북극항로 통항 선박은 해빙이 있는 구간에서는 반드시 러시아의 쇄빙선 지원 서비스를 받아야 안전 운항을 할 수 있다. 북극항로 해역에서는 반드시 러시아정부의 북극항로 관리기관인 Glavsevmorput의 통제와 빙해역 도선사의 도선 하에 항해를 해야 한다.

기후변화로 북극해 해빙이 녹으면서 2010년 이래 러시아의 국영해운회사인 Sovcomflot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크기의 내빙선박에 의한 실험적인 북극항로 운항이 시도되었고 10만톤이 넘는 아프라막스(Aframax)급 선박의 안전 운항도 가능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내빙선박을 보유한 북유럽의 외국선사들 역시 북극항로 국제통과운송(Transit)에 참여했다. 그동안 북극항로 상으로 수송된 화물은 대부분 벌크화물로 러시아산 탄화수소자원(석유, 가스, 석탄)이 주를 이루었다.

러시아 북극해항로국에 따르면 북극항로 상의 물동량은 1987년 최고치인 658만톤을 기록한 이래 감소하다가 2013년 이래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 2017년 900만톤, 2019년 3,150만톤, 2021년 3,485만톤 등 최근 비약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 5월 러시아의 푸틴대통령은 러시아행정부에 2024년 북극항로상의 물동량이 8천만톤에 달하도록 구체적인 목표치를 제시한 바 있지만, 실제 달성 가능한 물동량은 6천만톤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제재의 일환으로 서방 기업들이 러시아 북극 자원개발 프로젝트에서 대거 철수하면서 Arctic LNG 2 프로젝트의 완공 일정이 지연되고 있어서 러시아정부가 계획한 물동량 목표치 달성은 어렵지만, 향후 러시아 자원수송 물동량은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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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해항로 물동량/통과운송]

(출처: 러시아 북극해항로국, 영산대 북극물류연구소)

 

북극항로 상의 물동량이 증대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북극항로 운항의 안정성을 담보해 줄 수 있는 수송 인프라들이 개선되어야 한다. 러시아정부는 북극항로 상의 물동량 증대를 위해 러시아 북극해 상의 항만 및 수송 인프라를 발전시키고 원자력 쇄빙선을 순차적으로 건조시키는 목표를 추진 중에 있다.

 

하지만, 현재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대 러 제재조치로 러시아정부의 북극항로 인프라 개발계획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향후 북극항로 상의 물동량 증대에 기여할 러시아 북극의 대형 화주는 Novatek( LNG), Rosneft와 Gazpromneft(석유), Severnaya Zvezda(석탄)와 Baimskaya(광물)이다.

 

현재 각 자원프로젝트의 항만 인프라 건설과 관련된 준설작업은 서방 기업들의 철수(준설작업의 95% 담당)로 큰 차질을 빚고 있고, 각 자원프로젝트에서 생산된 화물을 운송할 내빙선박의 건조도 지연되고 있다. 북극항로 물동량 급증 추세에 대응하고 연중 항해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러시아 쇄빙선단의 건조 역시 축소되거나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북극항로 상의 화물운송 패턴은 크게 세 가지로 구별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러시아의 내부운송(Cabotage)은 러시아 북극지역의 보급을 위한 수송으로 연료, 생필품 등의 수송 외에 군수품 수송까지 포함된다.

 

두 번째인 목적지 운송(destinational transportation)은 가장 많은 물동량을 보이는 운송패턴으로 주요 운송으로는 Yamal LNG 플랜트에서 생산되는 LNG 수송(2022년 2,100만톤 생산)과 Novyport 유전의 원유수송(2020년 771만톤, 2023년 508만톤 예정)을 들 수 있다.

 

세 번째 수송 패턴으로는 북극해항로를 경유하는 유럽과 아시아간의 국제통과운송(transit)을 들 수 있다.(2021년 144만톤)

북극항로 운송에는 러시아의 국영해운회사인 Sovcomflot 이외에 내빙 선박을 보유한 북유럽과 아시아국가의 선사들이 참여해 왔다.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등 북유럽 선사들은 주로 러시아와 캐나다의 자원 운송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로선 외국선사들 가운데 단연 중국 선사의 북극항로 운항 활동이 두드러진다. 중국의 국영선사인 COSCO사는 2013년 이래 현재까지 총 56차례에 걸쳐 풍력설비, 펄프, 중량물, 일반화물 등의 다양한 화물을 수송해 왔다. COSCO사는 북극항로 운송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전략적인 관점에서 북극항로 경유 아시아와 유럽간의 정기운송 서비스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대 러 제재로 인해 현재까지 COSCO사조차 단 한번도 북극항로 운항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일본 MOL사도 Yamal LNG, Arctic LNG2 등 프로젝트에의 지분 참여, LNG 운송사업에 참여 중에 있다.

지난 2018년에는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덴마크 머스크사의 내빙 컨테이너선 Venta Maersk호(Arc4, 3,600TEU)가 세계 최초로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성공한 바 있다.

 

Venta Maersk호는 캄챠트카의 냉동생선을 비롯, 부산신항에서 환적 컨테이너, 한국산 배터리와 가전제품 등 총 1,550TEU를 선적하여 북극항로 경유 독일과 러시아의 항만에서 하역을 했다. 비록 일회성의 시범 운항이었지만, 이 운항은 향후 북극항로 경유 컨테이너선의 운항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나라 업체의 북극항로 해상운송 사례로는 2013년 현대글로비스에 의한 나프타 실험 운항, 2015년 CJ대한통운의 중량물 운송, 2016년 팬오션의 중량물 수송과 SLK국보의 북극항로 경유 카자흐스탄으로의 중량물 복합운송 사례가 있었고, 2017년 이후에는 아직 파악된 운항 사례가 없다.


현재로선 우리나라의 해운업체들은 경제성 부족의 이유로 북극항로 진출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낮은 상황이지만, 화물만 안정적으로 확보된다면 북극항로 운항에 참여할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다.

 

반면 우리나라 조선업체들의 경우 이미 오래전부터 앞서서 북극해에 진출해 왔다. 북극항로 상의 물동량이 계속 증가되면서 쇄빙 및 내빙선박의 신조 수요가 높아져서 특히 부가가치가 높은 선박 건조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우조선해양이 러시아 북극 야말LNG 프로젝트용 쇄빙LNG 운반선 15척을 수주하여 현재까지 모두 인도를 했고, 올해 안에 러시아 북극 야말의 LNG 환적을 위한 부유환적설비(FSU)를 무르만스크와 캄챠트카에 인도할 계획이라고 한다.

 

현재 진행 중인 Arctic LNG2 프로젝트에도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우리 조선업체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2022년 일부 LNG 운반선 계약이 철회되는 등 사업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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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빙컨테이너선 Venta Maersk호의 북극해항로 운항 모습]

(출처: 덴마크 머스크사)

 

러시아정부의 북극항로 개발 계획

러시아정부의 북극항로 개발은 최우선의 정책 순위에 속한다. 러시아정부가 북극의자원을 외부 시장, 특히 아시아시장으로 수출하기 위해서는 북극항로 인프라 개발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현재 서방의 대 러시아 제재조치로 인한 서방 기업들의 철수로 러시아 북극의 자원개발프로젝트 추진에 큰 차질을 빚게 되면서, 러시아는 중국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위기를 돌파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러시아는 EU의 제재 조치 강화로 유럽으로의 자원 수출도 어려움을 겪게 되어 아시아 등 새로운 수출시장을 개척해야 할 상황이며, 게다가 러시아는 북극 자원개발 기술과 북극 자원 운송에 필요한 내빙선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난 3월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중-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중국의 시진핑 주석에게 북극항로 개발을 위한 공동 실무기구 설립을 제안한 바 있다.

 


러시아정부의 추진계획에 따르면, 북극항로 상의 물동량은 2024년에 8천만톤, 2030년에 1.5억톤까지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물동량 급증 추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급증 추세인 북극항로 상의 물동량을 안전하게 수송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북극항로의 수송 및 항만 인프라 면에서 상응한 인프라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러시아정부는 2019년 12월 21일 ”2035년까지의 북극해항로 인프라 개발계획“을 승인했다. 이 개발계획에는 2035년까지 러시아정부가 러시아 북극의 자원을 개발하기 위한 11개 분야에 걸친 84개 세부 실행과제들이 담겨 있다. 11개 분야의 주요 정책들로는 항만과 터미널 인프라, 수색 및 구조 선단 개발, 쇄빙선단 개발, 북극해항로 물동량과 국제통과운송 진작 정책 등을 들 수 있다.

북극해항로 활성화를 위해 최근 러시아정부가 추진 중인 핵심 프로젝트는 ’북극해운송회랑‘(NTC: Northern Transit Corridor Project)으로, 동 프로젝트의 추진 주체는 북극해항로 인프라 운영기관인 로스아톰사의 물류부문 자회사 Rusatom cargo사이다.

 

‘북극운송회랑’프로젝트의 핵심 내용은 북극항로 양단 컨테이너 환적항 건설, 내빙 컨테이너선단 건조 및 북극해항로 인프라 개발 등 세 가지이다.

 

Rusatom Cargo사는 북극해항로를 경유하여 아시아와 유럽간에 정기적으로 컨테이너선을 운항하려는 구상 하에 러시아 북극해 양단인 무르만스크와 블라디보스톡간의 환적항을 건설할 계획이다. 북극항로 구간에서는 내빙 컨테이너선을 활용하고, 환적항에서는 일반 선박에 의해 아태지역과 유럽으로의 피더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상으로, 2025년 시험운항을 거쳐, 2026년부터 본격적인 운항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2021년 7월 글로벌 물류업체인 DP World사는 동 프로젝트 추진 관련 로스아톰사와 20억달러 규모의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현재 이 계획은 1-2년 정도 추진 일정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대응 전략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대 러 제재조치로 인해 북극항로 상의 운항과 러시아 북극의 자원개발 프로젝트들이 큰 타격을 받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소모전 양상을 보이며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어 조선업체들을 제외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북극항로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저조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지정학적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정부의 북극항로 개발정책은 추진이 될 것이고, 러시아 북극의 자원개발에 따른 북극항로 상의 물동량도 계속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북극항로의 불안정성에도 불구하고, 대체 항로로서의 북극항로의 개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잘 대비할 필요가 있다. 북극항로 관련 우리나라의 대응방안에 관해 몇 가지로 요약해보면 아래와 같다.

첫째, 러시아정부의 북극항로 개발계획 상의 추진 내용과 정책 동향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작업이 필요하다.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에 따른 전비 부담으로 인해 러시아정부의 북극항로 개발계획의 추진 일정은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정부는 2024년 북극항로 상의 물동량 8천만톤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1) 서방기업 철수로 인한 기술/자본 부족으로 러시아 북극 자원프로젝트의 건설 공정이 현저히 지연되고 있고, 2) 내빙선박 부족과 원자력쇄빙선 건조 지연으로 북극항로 상의 수송인프라가 매우 부족한 상태이며, 3) 러시아 북극 자원개발 산지 항만에서의 준설 중단과 블라디보스톡 항만 건설 지연 등 항만인프라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상태이다.

지난 3월의 중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북극항로 개발을 위한 공동 실무기구 설립을 제안하였으므로 앞으로 북극항로 관련 중국의 입지는 더욱 유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둘째, 러시아정부의 ‘북극해운송회랑(NTC)’ 프로젝트 추진 상황 및 실행 가능성에 대한 모니터링 작업도 필요하다. 서방의 대 러시아 제재조치 지속으로 러시아 정부가 추진 중인 NTC 프로젝트 일정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정부는 로스아톰사 소유의 원자력쇄빙화물선 Sevmorput호(1,324TEU)의 연 2회 카보타지 운항을 NTC 프로젝트를 위한 사전 준비작업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올해 Sevmorput호는 6월 30일과 9월 30일에 각각 상트 페테르부르그를 출발하여 블라디보스톡까지 북극항로 왕복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라 한다.

 

화물을 잘 확보하게 될 경우에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의 화물들이 선적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물류업체나 화주기업들도 이러한 운송 기회를 잘 활용하여 러시아의 북극항로 화물운송 서비스 수준을 평가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셋째, 러시아정부의 NTC 프로젝트 추진 동향을 잘 파악하여 국적선사의 북극항로 진출 가능성을 꾸준히 모색해 보아야 한다. 북극항로 운영기관인 로스아톰사(러시아국영원자력공사)는 다소 지연된다 해도 2025-26년에 NTC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북극항로 내빙컨테이너선의 시범 운항을 실시할 계획이다.

 

따라서 러시아정부의 NTC 프로젝트 추진 동향을 모니터링하면서 국적선사의 참여 가능성, 혹은 향후 러시아 선사와의 합작회사 설립을 통한 공동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토를 해볼 필요가 있다.

넷째, 러시아 정부의 북극항로 컨테이너선 운항 구상과 관련 부산항과의 연계 방안에 대해 미리 잘 준비해 볼 필요가 있다. NTC 프로젝트가 실현될 경우, 북극항로 동쪽의 환적항은 블라디보스톡항이 될 것이므로, 블라디보스톡항과 부산항 간의 컨테이너 피더서비스 참여를 통해 부산항의 환적 물량을 증대시킬 수 있을 것이다.

 

부산항은 환동해권 중심항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싱가폴에 이어 세계 2위 환적항의 위상을 잘 유지하기 위해 환동해권 환적화물 증대를 위한 부산항과 북극항로 연결, 부산항과 TSR과의 연결, 중국 동북 2성 화물과의 연결 확대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는 한 서방의 대 러 제재 조치에 대한 우려로 외국선사들의 북극항로 운항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로선 중국의 COSCO사조차도 북극항로 운항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당분간은 사태를 관망하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북극항로 진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북극항로 상의 운송화물로는 계속 러시아 북극의 자원개발 관련 천연가스와 석유 위주의 자원 운송과 프로젝트 화물운송이 주류를 이루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북극항로가 활성화될 경우, 컨테이너선에 의한 일반화물 운송이 지속 가능한 운송 패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전문가들의 예측에 따르면, 2035년경 북극항로 상의 컨테이너선 운항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Reference

[01] https://www.thearcticinstitute.org/
[02] https://neftegazru.com/news/ecology/727150-gazprom-neft-increases-environmentally-friendly-marine-bunkering-on-the-northern-sea-route/
[03] http://arctic.y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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