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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탄소는 곧 비용이다 : 비효율을 걷어내는 구매 담당자의 생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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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진보했는데, 왜 탄소 배출은 늘어났을까?

최근 전 세계는 ‘기후 위기 대응’으로 탄소 감축을 위한 정책과 실천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국제 물류 부문도 예외는 아닙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23년 새로운 탄소 감축 전략을 채택했고 2025년을 기점으로 대형 선박에 대한 연료 기준 강화와 탄소세 부과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에 발맞춰 해운 업계도 친환경 선박 도입과 저탄소 연료 전환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상 운송 분야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보고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컨테이너선 및 벌크선 부문의 탄소 배출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왜 이런 역설이 발생했을까요? 단순히 “친환경 선박 전환=탄소 감축”이라는 직관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복잡한 맥락이 존재합니다. 이는 공급망 흐름의 변화와 불균형이 기술적 진보를 상쇄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지정학과 수급 불균형이 만든 탄소 역설

 

① 공급망 경로를 왜곡하는 지정학적 긴장과 자국 우선주의

최근 글로벌 공급망은 ‘경제적 최적 경로’보다 ‘정치적 안전 경로’를 택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보호무역주의와 지정학적 이슈로 인해 해운 경로가 인위적으로 변경되거나 우회하게 되면서 운항 거리가 늘어나는 비효율이 발생한 것입니다. 실제 2024년 배출량 급증의 이면에는 물동량 증가뿐 아니라 항로 변경에 따른 운항 거리 연장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물건 하나를 옮기는 데 더 먼 거리와 복잡한 경로를 거치게 되니 연료 소비와 탄소 배출이 자연스레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② 운항 효율을 떨어뜨리는 수급 불균형

공급망의 불확실성은 수요와 공급의 지역적 편중을 심화시킵니다. 특정 지역으로 물동량이 쏠리는 반면, 다른 구간은 텅 빈 채 운항하는 사례가 빈번해집니다. 컨테이너가 제때 회수되지 않거나 선박의 적재율이 낮은 상태로 운항하게 되면 화물 단위당 탄소 배출 효율은 급격히 나빠집니다.

 

이러한 사실들은 공급망의 구조적 불균형이 탄소 배출 증가라는 역설적 결과를 낳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구매 담당자에게 중요한 점은 ‘탄소 배출의 증가’가 결국 ‘비용 상승’으로 귀결된다는 사실입니다.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글로벌 공급망의 구조적 재설계가 필요하겠지만 이는 거시적인 흐름이기에 개별 기업이 통제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실무자 입장에서 당장 실행 가능한 대응책은 무엇일까요? 저는 ‘운영 효율화’와 ‘데이터 기반 대응’을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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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리스크에 대응하는 실무 전략 2가지

 

① 소싱 다변화와 적재 효율 극대화  
공급망을 특정 지역에 집중시키기보다 다원화하고 물리적 거리를 줄이는 근거리 소싱을 통해 리드타임과 불확실성을 줄여야 합니다. 이는 과도한 안전재고 유지에 따른 비용과 리스크를 낮추는 효과도 있습니다. 동시에 단순히 항로를 단축하는 것을 넘어 적재율을 극한으로 높이는 물류 운영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예컨대 제품의 패킹 방식을 개선하여 컨테이너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것만으로도 운송 횟수와 탄소 배출을 동시에 줄이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② 전략적 무기가 되는 ESG 체계 구축       
공급망 각 단계의 탄소 배출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다면 CBAM(탄소국경조정제도)과 같은 글로벌 규제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공급망 단절을 막는 방패가 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탄소세 도입에 따른 총비용(TCO) 변화를 예측하여 공급사와의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는 새로운 레버리지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기술만으론 부족하다, 구조를 바꿔야 한다

친환경 선박과 저탄소 연료는 분명 중요한 변화입니다. 하지만 배출량이 오히려 증가했다는 사실은 단순한 기술 전환만으로는 기후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강력한 경고입니다.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는 글로벌 공급망의 구조적 불균형과 비효율을 걷어내는 것입니다. 물류 운영 방식의 혁신, 공급망의 전략적 재설계, 그리고 투명한 데이터 관리 체계가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합니다. 

 

지구의 미래를 위해서도 시급한 일이지만 이러한 비효율을 방치하는 것은 당장 우리 기업의 비용 상승으로 직결될 것입니다. “공급망 재편, 친환경” 이 복합적인 과제 앞에서 우리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실질적인 개선책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행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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