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두편의 칼럼에서 말씀드린 것 처럼 최근 기업들은 급변하는 글로벌 공급망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Vendor Pool Cleansing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다양한 공급업체를 확보하는 것이 조달 안정성을 높이는 전략으로 여겨졌지만, 팬데믹 이후 조달 비용 증가, 공급망 복잡성 확대,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효율적인 Vendor Pool 운영이 핵심 과제가 되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많은 기업들이 비효율적인 공급업체를 제거하고, 최적의 조달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Cleansing을 추진하고 있는데, 과연 문제는 없는걸까요?
과도한 정리로 인한 공급망 공백 위험
첫째로 너무 과도한 Cleansing은 공급망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Vendor Pool을 재정비할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문제는 “얼마나 줄일 것인가”입니다. 거래 실적이 낮거나 단가가 비싸다는 이유로 무작정 제외할 경우, 향후 대체업체 확보가 어려운 품목이나 고난이도 부품에 대해 조달 공백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등 기술 기반 산업의 경우, 특정 업체의 기술력이나 노하우가 대체 불가능한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단가나 거래 규모 외에도 기술력, 품질 신뢰도, 공급 연속성 등 전략적 중요도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단순한 수치 중심이 아닌 정성적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핵심 품목을 공급하는 벤더에 대해서는 중장기 관점에서 유연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급업체와의 신뢰 관계 훼손 우려
Vendor Pool Cleansing을 진행하면서 피할 수 없는 문제 중 하나는 공급업체와의 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실례로 오랜 기간 협력해 온 공급업체를 정리하자, 해당 업체가 불만을 제기하며 기업의 평판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행위들을 전개한 적이 있습니다. 공급업체가 기업에 대한 법적 대응을 고려하며 언론과 여론으로 압박하기도 합니다. 일부 국가에서는 공급업체 보호를 위한 법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어, 정당한 사유 없이 거래를 중단하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때문에 주의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특히 R&D 협력을 지속해 온 벤더를 정리할 경우, 기술 이전 거부, 공동 개발 지연 등 사업 전반에 미치는 여파가 클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핵심 기술을 보유한 업체에 대해서는 제거가 아닌 협력 방식 조정이나 거래 조건 변경 등 대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또한 거래 축소가 불가피한 경우에는 단계적 이행(Phase-out)을 통해 신뢰 기반을 유지할 수 있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내부 부서와의 갈등 조정
Vendor Pool Cleansing은 구매팀뿐만 아니라, 생산팀, 품질관리팀, 연구개발(R&D) 부서 등 여러 내부 조직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특히, 기존의 공급업체와 오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온 부서에서는 Cleansing에 대한 반발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데요. 특히 생산팀이 의존하는 핵심 벤더가 제외될 경우 납기 지연, 품질 이슈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고, R&D 부서와의 공동 개발 이력이 있는 업체가 빠질 경우 프로젝트 일정 차질도 우려됩니다.
이러한 갈등을 예방하려면 Cleansing을 전사적 의사결정 프로세스 하에서 진행해야 합니다. 단순히 가격 경쟁력만을 근거로 정리 대상을 선정하기보다는, 관련 부서와 함께 사전 평가 기준을 만들고, Cleansing 목적과 효과를 충분히 공유하여 내부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마치며,
Vendor Pool Cleansing은 공급망의 유연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입니다. 하지만 숫자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Vendor Pool Cleansing의 핵심은 "제거"가 아니라 "최적화"인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불필요한 공급업체를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핵심 공급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장기적인 조달 전략과 연계된 Cleansing을 실행해야 합니다. 이렇듯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면 기업은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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