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망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기업들은 조달 방식에 대한 전략적 결정을 더욱 신중하게 해야 하는 상황인데요.
더욱이 최근에는 반도체 공급 부족, 해운 운임 급등,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극심해진 상황이라 사급과 도급의 선택은 기업의 비용 구조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사급과 도급의 선택은 단순히 원가 절감의 문제가 아니라, 공급망 안정성, 품질 관리, 운영 효율성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생각해야 할 것이 너무도 많은 과정이기에 그 기준을 잡는 것에 굉장히 어려운데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사급과 도급 중 어떤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최적의 전략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을 통해 각 방식의 장단점을 조명하고, 기업이 어떤 기준을 바탕으로 조달 전략을 결정해야 하는지를 논의해보고자 합니다.
품질과 통제를 중시한다면 ‘사급’
사급은 발주처가 직접 원자재나 부품을 구매하여 협력업체(도급업체)에게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즉, 기업이 직접 조달을 담당하고 도급업체는 이를 활용하여 완제품을 제조하거나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됩니다.(부품은 내가 줄 테니 너희는 이렇게 만들어줘~)
반면, 도급은 발주처가 조달을 직접 담당하지 않고, 협력업체가 원자재 및 부품을 자체적으로 조달한 후 최종 결과물을 납품하는 방식인데요. (부품부터 너희가 알아서 사와서 결과물만 만들어줘~)
이 두 가지 방식은 산업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가지며, 각 방식의 특성에 따라 기업이 얻을 수 있는 이점과 감수해야 할 리스크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급을 선택할 경우 기업은 원자재 및 부품에 대한 완벽한 통제권을 가지게 됩니다. 경영학에서 TQM(TOTAL QUALITY MANAGEMENT)이라는 것이 있는데, 토요타의 품질경영이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부품업체들을 하나하나 관리하여 지금의 토요타를 만들었다는 겁니다. 물론 최근 토요타는 초기의 품질경영 방식을 무색케 할 정도로 문제가 많긴 합니다.
원자재와 부품을 완벽히 통제하는 만큼 품질이 일정하게 유지되며, 특정 부품이나 소재의 공급망을 직접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 품질 유지에 민감한 기업들에게 선호되는 방식입니다.
특히, 자동차, 항공우주, 반도체, 제약 산업과 같이 고도의 품질 보증이 필요한 산업에서는 사급 방식을 선호하며 SCM이라는 개념도 여기서 나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항공기 제조업체나 자동차업체가 엔진 부품을 협력업체에 맡겨 조달할 경우, 품질이 균일하게 유지되지 않을 수 있는데, 제품의 고장 및 오작동에 따른 결과가 인명피해와 같은 최악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토요타와 같은 자동차기업뿐 아니라, 보잉이나 에어버스 같은 기업들은 핵심 부품을 사급 방식으로 직접 구매하고, 이를 협력업체에 제공하여 조립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사급은 대량 구매를 통해 원가 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는데요, 동일한 원자재를 대량으로 구매하면 규모의 경제 효과가 발생하여 단가를 낮출 수 있다는 건 구매인들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는 사실이겠죠?
또한 대량 발주를 통해 공급업체와의 협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되는데요. 예를 들어, 글로벌 전자제품 제조업체인 삼성전자나 애플은 주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부품을 직접 구매하여 협력업체들에게 제공함으로써, 부품 단가를 낮추고 조달 안정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사급의 리스크, ‘관리의 복잡성’과 ‘실행 부담’
하지만 사급 방식이 항상 유리한 것만은 아닙니다. 가장 큰 단점은 운영의 복잡성이 증가한다는 점이죠. 기업이 원자재와 부품을 직접 조달하려면, 구매팀이 개별적으로 조달 계약을 체결해야 하며, 물류, 보관, 재고 관리까지 직접 담당해야 합니다. 쉽게 말해 스케일이 굉장히 커지게 된다는 말인데요, 여기에 각 부품별 구매 전문가부터 팀 인력 구성도 필요해지게 되니 웬만한 규모의 회사가 아니라면 쉽게 시도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사급을 선택하면 조달 프로세스가 길어지고 내부 관리 부담이 커지게 되니, 애매한 규모의 회사에서는 사급을 하고 싶어도 엄두가 나지 않아 도급을 선택하게 되는 경우도 생기게 됩니다.
마치며,
이번 시간 사급의 장단점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고도의 품질 보증이 필요한 산업군에 속해 있거나, 부품 하나하나 우리가 다 조달할 여력과 전문성이 있다면 사급을, 그런 쪽이 아니라면 도급을 선택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말인데요, 다음 시간은 도급의 장단점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