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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의료 구매 전문가 원승철님과의 인터뷰를 시작합니다.
구매 업무는 단순히 물품을 사 오는 것을 넘어, 산업의 특성을 이해하고 원가 절감과 프로세스 혁신을 이끌어내는 핵심 직무입니다. 전자/물류, 원자재 해외구매를 거쳐 현재 의료 기자재 제조업에서 치과 재료 및 인테리어 사업부 구매를 총괄하고 계신 원승철 님을 만나 현직자의 생생한 하루 일과와 구매인으로서의 성장 노하우를 들어보았습니다.
10년 차 구매 베테랑의 일상과 커리어
Q. 간단한 자기소개와 현재 담당하고 계신 업무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중견 의료 기자재 제조 회사에서 두 개 사업부의 개발구매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원승철입니다.
첫 번째는 생산본부 산하 재료생산실로, 치과 치료용 재료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및 설비 구매를 담당합니다. 두 번째는 인테리어사업본부로, 실내 인테리어 사업 진행에 필요한 재료비와 노무비 전반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Q. 의료 기자재 구매 담당자의 하루 일과는 어떻게 흐르나요?
9시 출근이지만 저는 좀 일찍 하루를 시작합니다. 7시 30분에 출근해 1시간 가량 뉴스를 훑어봅니다. 국내 해외 뉴스는 물론 원자재 단가 동향도 파악합니다. 전쟁 등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미칠만한 사건이 발생하면 집중적으로 파고들지요.
8시 30분이 되면 어제 못 마친 업무와 오늘 해야 할 업무, 내일 일정 등 일일 업무 내용을 정리합니다. 9시 30분이 되면 팀 미팅을 합니다. 팀장님 포함 모든 팀원이 어제 한 일, 오늘 내일 할 일 등을 공유합니다. 팀원 간 중요 업무를 공유하고, 업무 배분을 하기 위함입니다.
10시에 팀 미팅이 끝나면 팀원들은 각자 자리로 가서 업무에 임합니다. 오전 중에는 재료연구소와 재료생산실의 진척도를 체크합니다. 연구소에서 기획하여 연구 중인 제품이 품평회와 임원진 보고를 통해 승인되면 재료생산실에 제품 생산을 이관하는데, 재료생산실에서는 제조 공정과 제반사항들을 연구소에서 이관 받아 PQ(Performance Qualification, 성능 적격성 평가)와 PV(Process Validation, 공정 밸리데이션)를 진행합니다.
14시에는 재료생산실에서 PQ 진행 중인 제품이 두 차례 fail 판정을 받았기에 대책 회의가 잡혀 있습니다. 참석자는 연구소, 구매, 재료생산실입니다. 재료생산실에서 fail 상황을 정리해 회의에서 공유하면 연구소에서 원인을 찾습니다.
16시에는 인테리어사업본부 관련 신규 업체 미팅이 잡혀 있습니다. 시공팀 후배의 추천을 받은 설비업체인데, RFP(Request for Proposal, 입찰제안서)를 요청하기 위한 미팅입니다.
미팅을 마치면 17시가 넘습니다. 부랴부랴 사무실로 올라와 오늘 마쳐야 할 중요 업무 중 미진한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고,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마무리 짓습니다. 그러면 금방 18시가 넘는데요, 마무리가 안 된다면 야근 각이죠. 마무리가 된다 해도 내일 오전 중 급한 업무가 있다면 야근 각이죠. 보고 자료라도 만들어야 하는 날엔 기약 없답니다.^^;
Q. 의료 업계 구매 업무는 일년 중 가장 바쁜 시기가 언제인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모든 구매팀이 마찬가지겠지만 내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10~12월이 가장 바쁩니다. 연말이 다가 오기 때문에 올해 절감 목표 중 부족분을 메꾸기 위해 더욱 바쁘게 일해야 합니다. 또한, 내년도 단가 변동을 모두 체크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내년도 절감 목표를 산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산업군을 거치며 쌓은 구매 인사이트
Q. 전자/물류 ➔ 원자재 ➔ 의료기기로 이어지는 커리어 이동 속에서 느껴본 산업별 구매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같은 구매 업무지만 품목에 따라 업무가 천차만별입니다. 전자/물류의 경우에는 무역 업무가 주를 이뤘습니다. 수출입 통관, 무역, 납기-재고 관리 등을 중점 관리했습니다.
원자재 해외구매팀에서는 납 소싱을 담당했습니다. 납 인곳트, 납 스크랩, 폐배터리 등이 주요 구매 품목이었는데, 납함량 LME에 따라 단가 등락이 컸습니다. 또한, 납 폐기물 수입에 따라 관세청, 환경청 등 대관 업무도 많아 공부할 게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재직 중인 의료 기자재 제조 회사에서는 치과 재료 제조 전반에 걸친 원부자재를 구매하기 때문에 이전에 했던 구매와는 전혀 다릅니다. 한 예로, 치과 치료용 멤브레인 개발을 위해 의료용 소의 심막을 구매했던 일도 있습니다.
Q. 현재 업무에서 느끼는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새로운 제품의 기획부터 참여해 원가를 절감했을 때 느끼는 쾌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원이 굳이 고사양 원재료 사용을 주장할 때, 철저하게 분석하여 요목조목 따져서 과스펙임을 설득시키고, 적절한 원재료로 대체하여 원가 절감할 때 너무 기분 좋습니다.
Q. 업무를 하시면서 가장 아찔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가장 아찔했던 순간은 역시 생산라인에 투입해야 할 원자재가 적시에 투입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공장에서 구매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텐데요, 생산 라인 스톱이 가장 치명적입니다. 컬럼에서도 한 번 소개했었는데요, 아래 링크도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 구매인의 무덤, 라인 스톱! 뼈 아픈 실패에서 배운 최상의 적시 공급 관리 비법
Q. 반면 성과를 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이었나요?
인테리어사업부에서 가구 제조업을 확장할 때, 신규 가구공장 부지 및 건물 구매 프로젝트를 수행한 적이 있습니다. 공장부지(토지+건물)는 부동산이었기에 또 완전히 생소한 구매 프로젝트이었죠.
진짜 경기도 공단 쪽 공인중개사무소는 모두 뒤져서 적당한 부지와 견적을 요청했었습니다. 또한, 토지 용도와 철제 가공 허가 등 공장 제반 법률 사항을 면밀히 검토해야 했기에 정말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괜찮은 공장부지(토지+건물)를 시세보다 싸게 잘 매입한 덕에 특별 포상금을 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업무 프로세스 개선과 일 잘하는 사람의 원칙
Q. 2023년 전사 업무효율 개선사례 금상을 수상하셨는데,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사실 이 부분은 구매 업무 관련은 아닙니다. 인테리어본부의 구매를 담당하다 보니 인테리어 AS팀의 AS 자재 관리 부분에 이슈가 생겨 인테리어 AS업무 프로세스에 개입하게 되었습니다.
사전 조사를 하다 보니 인테리어 AS 업무 프로세스가 너무 비효율적이었습니다. 담당자 한 명이 월 80건에 육박하는 인테리어 AS를 일일이 전화, 카톡, 문자 메시지로 접수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그 직원은 하루 종일 전화통을 붙들고 있어야 했고, 너무 힘들어서 퇴사를 생각하는 상황이었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구글폼 설문지를 활용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구글폼에 접수하면 자동으로 구글시트에 업데이트 되는 점과 구글폼 url을 QR코드 스티커로 만들어 고객사에 배포하면 굳이 전화 메시지를 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진과 동영상 첨부를 의무화하니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무엇이 문제인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되어 업무 효율이 극대화되었죠.
때마침 전사 업무효율 개선사례 공모전을 개최하기에 해당 내용으로 제출하였더니 최우수상과 포상금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Q. 원승철 님이 생각하시는 일 잘하는 사람의 3가지 원칙은 무엇인가요?'
창의성, 유연성, 소통능력을 꼽고 싶습니다.
일단 창의력은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인데, 이것은 굉장한 무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의례적으로 본 대로 생각하고 배운 대로 일합니다. 하지만 창의력이 있는 사람은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방법으로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할 확률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창의력은 그냥 나오는 게 아니라 더 많이 알고 더 생각해야 나올 수 있기 때문이죠.
유연성은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음을 인지하고 남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의 의견을 잘 듣는 것만 해도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소통 능력은 필수입니다. 회사에서 일을 한다면 내부 외부 고객들과 끊임없이 소통해야 합니다. 남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이해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면 무엇이 더 필요할까요.
Q. 의료 구매에서 남들과 차별화될 수 있는 스펙, 경험 그리고 의료 구매 쪽 진입을 위해 꼭 키워야 할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 질문을 보자마자 바로 떠오른 생각이 있습니다. 바로, 시사와 AI 활용 능력입니다. 제가 다시 취준생 시절로 돌아가 의료 구매 쪽으로 진입하거나 성장을 목표로 한다면 이렇게 할 것 같습니다.
먼저, 목표 회사의 주요 거래처, 구매 품목, 제조품, 매출액, 영업이익률, 성장성 등을 AI 심층 분석을 통해 샅샅이 분석합니다. 아울러, 국제 정세 등 시사 문제를 꾸준히 봐 둘 것입니다. 그리고 면접관이든 상급자든 상대에게 어필할 것입니다.
귀사에 대해 조사해 보니 어떤 나라로부터 어떤 품목을 많이 수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미국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따로 대비책이 있으시겠지만, 저는 동남아에서 대체재 B를 미리 검토해 볼 것을 제안드립니다. 대체재 B는 물론 원유에 비해 수율은 극히 적으나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원유 수급이 불가능할 경우 대체재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내용은 AI로 심층 분석하여 얻은 결론인 바, 저에게 좀 더 정확한 정보가 있다면 100% 확실한 제안을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면접관이든 상급자든 이런 대답을 듣는다면, 이 친구 예사롭지 않구만 할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저라면...^^)
의료 구매 취준생 & 이직자를 위한 현실적 조언
Q. 다시 신입 취준생으로 돌아간다면 어떤 스펙부터 준비하시겠어요?
제가 취업할 당시나 지금이나 취업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요즘은 AI 때문에 취업이 더 어려워졌다고 합니다. 따라서 제가 다시 취준생으로 돌아간다면, 일단 남들이 기본적으로 하는 스펙은 다 해놓을 것입니다. (학점, 토익, 기사자격증 1, 희망직종 자격증 1~2개) 왜냐하면 그것들이 결국 그 사람의 열정이고 노력이고 성취한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없는 사람들보다 더 많은 시간 노력을 들였다는 증거이니 더 노력한 사람을 뽑아야 공정한 것이겠지요.
기본이 동일하다면 저는 그 다음으로 독서를 얼마나 하는지, 남들과 다른 특별한 경험이 있는지, 구매에 지원했다면 구매를 잘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어필할 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AI가 너무 발달해서 나는 AI를 잘 쓰는 능력도 큰 스펙이라 생각합니다.
Q. 남들과 차별화될 수 있는 스펙과, 의료 구매 직무 진입을 위한 꿀팁을 주신다면?
큰 틀에서 구매담당자의 역량에 대한 답변과 유사합니다. 먼저 의료 구매직무를 꿈꾼다면 목표 회사와 목표 회사의 구매 직무에 대해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는지 AI를 활용해 충분히 알아본 다음 그들에게 무언가를 제안하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현업에 젖어 있는 사람들은 새로운 시각, 새로운 생각을 듣게 된다면 제안자에게 확 끌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 제안이 맞고 틀리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나는 AI를 잘 활용하고, AI를 통해 어떤 일이든 효율적으로 잘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어필한다는 것입니다. AI 시대, AI를 잘 활용할 줄 안다면, 머릿속에 그 어떤 지식이 가득한 것보다 훨씬 똑똑하고 일을 잘 해낼 수 있다는 반증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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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산업군을 거치며 쌓은 현장 감각과 남다른 시각으로 업무 효율을 높여가는 원승철 님의 생생한 이야기,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시장의 변화를 민감하게 읽어내고, 끊임없이 고민하며 자신만의 원칙을 이어가는 현직자의 인사이트가 여러분의 구매 커리어에 유익한 가이드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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