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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욱 교수의 구매칼럼ㅣ구매인으로 살아가기 Par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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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연필 8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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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지금의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미래를 꿈꿀 수 있을까?

지금까지 별로 유쾌하지 않은 이야기 들만 한 것 같다. 필자는 구매가 과거보다는 발전했다고 느끼지만, 현재 처한 모습을 가능한 현실적으로 서술해 보고 싶었다.

 

구매인으로 살아가면서 내가 하고 있는 구매 업무의 즐거움과 내 모습에 대한 미래의 꿈과 비전은 함께 가질 수 없는 것일까? 인생을 살면서 나의 직업이 좀 더 즐거워지고 내가 하는 일을 통하여 좀 더 신나게 지낼 수는 없는 것인가? 당장 모든 것이 다 잘 될 수는 없지만 다음과 같은 내용을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먼저, 구매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도록 노력해 보자.

경영진이나 다른 부서가 구매에 대한 기대가 낮다면 (low expectation) 그들이 우리를 인정해 주는 정도도 적게 된다.         
 

구매가 뭐 그런 일을 할 수 있겠어. 우리 회사 구매를 내가 아는데…. 

우리 회사 구매인들은 그 정도가 안 돼…” 

 

이러한 이야기들이 모두 구매에 대한 기대 수준이 낮아서 오는 일이다. 물론 과거에 구매 부서에서 원하는 기대 수준을 못 맞추어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이러한 기대 수준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소극적인 구매에서 적극적인 구매로 바꾸어 보는 것이다. 경영진의 속성은 말로 아무리 이야기해 봐야 잘 안 믿고 “보여 줘, 그러면 믿지 (Show me!)”이다.

 

 

적극적인 실행으로 ‘보여주는’ 구매가 되자

예를 들어 보자. 공급자 시장을 미리 분석해서 경쟁사보다 좀 더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한다든지 또는 가능성이 있는 공급자를 육성해서 그들의 능력을 우리 기회로 만든다든지 또는 미래 시장 상황을 예측하여 특정 공급자와 장기 계약을 실시함으로 추후의 자재 품귀 현상에서 벗어나게 된다든지 등등 좀 더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분석, 연구, 도전하여 구매에서 만들 수 있는 기업 경쟁력을 창출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우선, 확실하고 가능한 그러나 작은 것부터 시작한다. 절대로 실패할 확률이 적은, 그러나 구매 부서의 역량을 확실하게 보여 줄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고 그러한 것들에 모든 역량과 노력을 집중하여 확실하게 성공시킨 다음 경영진과 타 부서에게 “봐라! 구매가 이런 일을 하였다” 하고 인식시키는 것이다. 그다음 조금씩 그러한 성공을 키워 가면서 구매인과 구매부서에 대한 인식을 바꾸도록 유도해 가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목표는 어떨까.

 

시키는 일만 하는 구매 부서가 아닌

주도적이고 적극적으로 구매 환경을 분석하고 관리하여 타 경쟁사보다 보다 효과적으로 공급자 시장 (Supply Market)을 이용하여 기업의 경쟁력에 아주 많이 도움을 주는 구매

 

 

가치 창출의 주체가 되는 구매로의 도약

구매가 단지 원가만 절감하는 부서라면 참으로 답답할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 선진 기업에서 구매의 KPI (Key Performance Indicator)를 원가 절감에서 가치 창출 쪽으로 전환해 가는 기업이 늘고 있다. 가치 창출이란 어려운 말이 아니다. 향후 기업은 새로운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고객에 원하는 새로운 기술과 가치가 지속적으로 창출되어야 한다. 그런데 상황을 보니 그 모든 것을 기업이 내부적으로 다 할 수도 없고 다 할 필요도 없다. 결국 공급자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가치를 구매가 공급자와 잘 협력하여 우리의 신제품에 들어오게 하는 것이다.

 

요즈음 많은 구매 부서에서 사용하는 Supplier-driven Innovations (공급자를 통한 혁신 – 신제품 개발에 공급자 공헌)도 그러한 맥락이다. 특히 모든 산업이 융합되어 가는 시대에서 기업 내부적으로 고객을 위한 모든 해결책과 기술을 가질 수 없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자동차를 출시한다고 가정해보자. 오늘날 고객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잘 달리는 자동차’가 아니다. 이제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그 안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하나의 생활 공간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자율주행 자동차는 기계와 전자, 오락, 통신, 영화, AI 등 다양한 산업의 특성을 모두 융합한 형태로 발전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자동차 회사가 이 모든 역량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러한 역량을 확보할 수 있을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자율 개발이 아닌, 각 분야에서 최고의 역량을 가진 외부 공급자와 협력하는 것이다. 이것이 곧, 오늘날 복합 기술이 요구되는 제품 개발에서 핵심적인 전략이다.

 

또한 냉장고나 TV가 고객과 이야기하면서 고객의 요구 사항을 이해하고 만족시켜주려고 한다면 가전 회사는 그러한 기술을 내부가 아닌 외부로부터 구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에서 외부의 공급자를 찾고 협력하는 일을 가장 잘하는 부서는 어디인가? 그 부서가 바로 구매부서이다.

 

 

결국 향후 기업의 성장과 성공은 내부 역량의 우수성보다는 능력 있는 외부 공급자를 발견하고 협력하여 그들의 역량을 활용하는 능력일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구매가 기업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했던 CPO(Chief Purchasing Officer)를 CPO(Chief Partnership Officer) – 공급자와 파트너십을 맺는 기업 내부의 최고 중역 - 으로 발전시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즉, 구매 부서의 평가가 ‘얼마나 원가를 절감하였는가’에서 ‘우리의 신제품에 얼마나 새롭고 참신한 공급자의 기술과 혁신이 공급되었는가, 그래서 우리의 신제품이 시장에서 성공을 만들어 내는가’가 중요한 평가로 인정되기 시작한 것이다. 구매 부서에서 많이 들리던 소리는 원가 절감 - CR (Cost Reduction)이었는데 점점 기업의 성공과 성장 - Revenue and Growth (회사의 성장과 성공에 공급자를 이용한 기회 극대화)이 더 많이 들리기 시작하였다.

 

 

전략적 파트너십의 허브, 미래형 구매의 역할

결국 구매가 기업의 성공과 성장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공급자를 통한 혁신이 기업의 성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사례는 점점 더 많이 보고 되고 있다. 지금 Revenue and Growth - 이러한 말이 멀게 느껴지는 기업도 머지않아 이 말이 피부에 와닿는 시간이 올 것이라 확신한다.

 

그리고 구매 부서의 권한과 책임 R&R (Role and Responsibility)에 대하여 확실하게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른 부서에서 구매 부서의 권한을 행사하였다면 왜 그렇게 지내 왔는지, 구매에서 어떤 부분이 부족하여 그러한 상황이 지속되었는지, 과거의 역사를 분석하고 그릇된 관행을 바로 잡기 위해서 어떠한 방법으로 접근할 것인지 연구해 보아야 한다.         
 

자칫 이러한 내용이 마치 구매 부서의 자기 밥그릇 챙기기로 비쳐서는 곤란하다. 늘 구매의 권한과 책임이 균형을 잡는 것은 전사적으로 좋아진다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설득이 가능하다. 우리의 권한을 늘리자는 것이 아니고 그동안 잘못되었던 일들을 바로 잡아야 궁극적으로 회사에게도 이득이 된다는 논리를 유지해 가면서 방안을 제시하여야 한다.

 

더불어, 구매인의 역량을 개발하는 문제는 회사가 도와주면 물론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본인이 스스로 실행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는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한, 구매인의 역량이 발전해야 구매부서의 역량도 함께 향상될 수 있고, 그래야 기업이 더 전략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그동안 구매 환경이 크게 변화해왔다면, 그에 맞춰 구매인의 역량과 능력도 변화해야 하며, 이는 곧 나 자신의 미래와 직결된 주제이다. 1990년대 중반, 한국에서 국제공인 구매전문가인 CPSM의 전신인 C.P.M. 교육을 처음 실시할 당시, 교육생들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이 자격증은 회사 것이 아닌 당신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회사를 옮겨도 자격증은 당신을 따라옵니다. 당신 몸 값의 일부란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다가오는 미래에 회사원이 아닌 구매인으로 살아가기 위하여 필요한 역량과 지식은 어떤 것들이 있으며 왜 그러한 것들이 필요한지를 다음 편에 말씀드리고자 한다.         
 

Part 3에서 계속..

 

 

 지난 시리즈 다시보기 > 

🔗최정욱 교수의 구매칼럼 ㅣ 구매인으로 살아가기 Par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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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연필 | 최정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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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만족스러운 파일 · 2025.06.04

하기 말씀하신 부분이 가장 인상적인 문구인 것 같습니다.

 

시키는 일만 하는 구매 부서가 아닌, 

주도적이고 적극적으로 구매 환경을 분석하고 관리하여 타 경쟁사보다 보다 효과적으로 공급자 시장 (Supply Market)을 이용하여 기업의 경쟁력에 아주 많이 도움을 주는 구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