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JTBC의 인기 드라마 “협상의 기술”에 푹 빠졌습니다. "협상의 기술"은 한 대기업의 M&A 전문가와 그 팀의 활약상을 그린 드라마인데요, 기업 내부의 정치 싸움과 M&A팀의 프로젝트 수행 과정이 매우 사실적이라 공감이 많이 됩니다.

극 중 “협상 테이블에 앉을 땐 감정을 버리고 오세요!”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구매 협상에도 일맥상통하는 말입니다. 그 외에도 구매 협상에 적용할 수 있는 유용한 협상 팁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기술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구매인 듯, 구매 아닌, 구매 같은 M&A

드라마에서 활약하는 M&A팀은 무슨 일을 하길래 구매와 연관 짓는 걸까요? 

M&A는 Merger & Acquisition의 약자로 기업을 인수 합병하는 일을 말합니다. 쉽게 기업을 사고파는 일인데, 기업의 가치를 분석하여 협상을 통해 싸게 매입하고 비싸게 매각하여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기업을 정확히 분석하여 싸게 매입하는 모습이 우리 구매와 많이 닮았습니다. 구매팀이 물품과 서비스를 위주로 구매한다면, M&A팀은 기업을 위주로 구매하는 것이죠. 원재료와 제조 공정 등을 분석해 구매가를 추정하는 것과 같이 재무제표, 기업가치 등을 분석해 기업의 구매가를 추정하는 것이 비슷합니다.     
 

드라마 속 협상 성공 사례

극 중 M&A팀이 한 일본 기업과 자전거 기어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프로젝트가 나옵니다. 짧은 시간 내에 기존 계약 조건 보다 더 싸게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 쉽지 않은 프로젝트입니다. M&A팀 막내의 실수로 일본 기업은 M&A팀 일정이 촉박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시간을 끌며 협상을 지연시킵니다.

M&A팀 윤주노 팀장과 팀원들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부지런히 뛰어 다니지만 일본 기업의 영업 부장과 공장장의 반대에 부딪쳐 계약이 무산될 위기에 놓입니다. M&A팀은 구성원들의 네트워크를 다방면으로 활용하여 영업 부장과 공장장이 진심으로 원하는 바를 공략합니다. 일부러 거짓 정보를 흘리기 위해 막내를 다그치는 연기도 펼치는 등 우여곡절 끝에 목표한 대로 계약을 성사시킵니다.     
 

구매에도 중요한 협상의 기술

드라마에서 M&A는 총, 칼 대신 계약서로 하는 전쟁이라고 정의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공감합니다. M&A팀이 일본 기업과 원하는 계약 체결에 성공하는데 가장 요긴했던 협상의 기술은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지피지기 백전불태” 입니다. 극 중 전쟁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실제 손자병법은 전쟁 뿐 아니라 협상에도 고스란히 적용할 수 있는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지피지기 백전백승(知彼知己 百戰不殆)은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입니다. 나의 강점과 약점, 적의 강점과 약점을 정확히 안다면 백 번 싸워도 패배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즉, 나의 강점을 활용해 적의 약점을 공략하면 승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드라마에서도  윤팀장은 우선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일본 기업의 영업 부장과 공장장 각각의 상황과 그들이 진정 바라는 것을  파악합니다. 즉, 정보전과 첩보전을 최대한 활용하여 지피(知彼) 한 뒤, 그들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제안하면서 내가 얻을 수 있는 최대의 이익을 목표로 협상을 벌여 합의점을 찾아 내는데 성공한 것입니다.     
 

글을 마치며…

여러분은 구매 업무를 하면서 얼마나 자주 협상을 하시나요?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구매의 경우 협상보다는 강압이 좀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이고, 또 회사에서 강제적으로 목표 단가를 지정해 주기 때문입니다. 즉, 시간에 쫓겨 일방적인 단가를 성사시켜야 하기 때문에 업체를 압박하는 방법이 어쩌면 가장 효과적인 방법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 유능한 구매인이 되고자 한다면 협상 능력을 반드시 높여야 합니다. 그러려면 우선 지기(知己)를 고민해 보십시오. 우리 회사가 가진 강점과 약점, 내가 가진 장점과 단점을 정확히 파악한다면 어떤 적과 상대하더라도 약점을 파악해 공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볍게 드라마 보면서 재미있는 협상의 기술을 배워 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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