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먼저 AI가 현재 구매 분야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부터 살펴보았습니다.
소싱 (Sourcing):현재 가장 보편화된 기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이미지나 설명(프롬프트)을 입력하면, 이를 취급하는 협력업체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합니다.
가격 분석:이 부분 또한 널리 이용되고 있습니다. AI를 통해 시세 및 환율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으며, 견적서를 첨부하면 이 가격 형성이 타당한지 분석하고 설명해 줍니다.
재고 관리:사용량 등 기초 데이터만 입력하면, 전통적인 수식을 활용해 안전재고량을 자동으로 책정해 줍니다. 또한, 몇 번의 대화만으로 변수를 감안하여 재고 기준을 재설정해 주기도 합니다.
이처럼 이제 AI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구매직무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아직은) AI가 할 수 없는 구매직무의 영역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어느 카페의 웨이터
어느 작은 마을에 음료 외에 간단한 샌드위치나 빵을 파는 카페가 있었습니다. 한 노부부는 이 카페의 단골손님으로, 매일 아침 11시에 찾아와 남편은 커피와 에그 샌드위치, 아내는 밀크티와 스콘을 주문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카페에는 늘 같은 여자 웨이터가 근무하며 이 부부를 응대하였습니다. 웨이터는 매일 아침 10시 50분쯤이면 미리 에그 샌드위치와 스콘을 준비해 놓습니다. 노부부가 와서 자리에 앉으면 반갑게 인사를 건넨 후, “오늘도 같은 것으로 준비해 드릴게요”라고 말하며 음료와 음식을 서빙합니다.
어느 날, 노부부 둘이 자리에 앉았는데 평소와 같지 않음을 웨이터는 감지했습니다. 아마도 사소한 말다툼이 있었던 듯, 두 분의 표정과 말투에는 냉랭한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웨이터는 이를 단숨에 인지하고 분위기 전환을 위해 이렇게 말합니다.
“오늘은 제가 커피와 밀크티는 공짜로 드릴게요. 대신 음료 값으로 서로를 보고 한 번 웃어 주실래요?”
이 말을 들은 노부부는 처음에는 어이가 없었지만, 이내 서로를 보고 웃으며 다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돌아옵니다.
찰나의 순간 포착
웨이터는 바로 그 '찰나(刹那)'를 놓치지 않고 포착한 것입니다. 만약 평소처럼 똑같은 음식을 서빙했다면 부부의 냉랭한 분위기는 유지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웨이터가 그들의 표정, 평소와 다른 언행을 인지했기에 이 상황을 지혜롭게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구매 업무를 하면서도 찰나의 순간 선택이 다른 결과를 도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협력업체와 대응할 때 꼼꼼히 검토한 후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긴박한 순간에 결단을 내려야 하는 시점이 반드시 있습니다.
그 찰나의 순간을 위해 우리는 평소 협력업체 및 작업자들의 성향을 알고, 제품의 특성을 파악하고 있어야 진행 여부를 빠르게 결정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축적된 데이터가 아닌 그 순간 주변의 상황 등을 고려하여 두는 '신의 한 수'가 아직은 AI가 따라오지 못하는 구매 직무의 영역 중 하나라고 생각해 봅니다.
신의 한 수
몇 년 전 알파고와 이세돌 프로 기사의 대결에서 4국 78수를 우리는 '신의 한 수'라고 부릅니다. AI조차 예상하지 못한 수를 이세돌 프로가 두었고, 그 기세로 승리를 얻어낸 것이죠. 이세돌 9단은 그동안 엄청난 노력과 수많은 경험을 쌓은 프로 중의 프로였습니다. 하지만 그 78수를 두는 순간은 77수까지의 내용을 종합하여 그 찰나에 빠르게 결정을 내린 결과로, 우리는 그 업적을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구매 업무도 마찬가지입니다. 평소 지식과 경험이 없다면 찰나의 순간에 실력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열정을 가지고 구매직무 및 유사직무를 꾸준히 공부하여 경험을 쌓는다면, AI 시대에도 굳건히 회사의 소중한 인재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찰나의 순간'을 잘 활용하여 회사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구매인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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