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ilience라는 단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를 찾던 중 구매 전문가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인 『공급망 붕괴의 시대』내용을 인용하여 우리의 논의를 이어가겠습니다.
공급망 붕괴의 시대, 피터 S. 굿맨 저, 세종서적
[출처: 예스24]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던진 교훈
2020년 팬데믹은 미국의 수많은 유통업체에 엄청난 시련을 안겼습니다. 돈만 주면 쉽게 구할 수 있었던 반도체 품귀 현상이 발생했고, '제조는 곧 중국'이라는 공식이 깨지면서 봉쇄된 중국 항만에 물건이 묶이는 대혼란을 겪었습니다.
피터 S. 굿맨의『공급망 붕괴의 시대』는 이 위기를 매우 상세히 다룹니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둔 장난감 유통업체 대표가 겪는 위기뿐만 아니라, 물건이 미국에 도착한 후 항구, 운송, 유통 업계에서 벌어진 참담한 현실까지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 책은 최근 개정판이 나온 임성민 저『전략적 구매 혁신 가이드』에도 언급되어 있으니, 시간이 되실 때 꼭 읽어 보시길 추천합니다.)
저는 이 책의 내용 중 오늘날 기업들이 회복탄력성의 해법으로 제시하는 핵심 전략들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리쇼어링(Reshoring)
vs 니어쇼어링(Nearshoring), 현실적인 대안은?
이 책 역시 회복탄력성의 해결책으로 리쇼어링과 니어쇼어링이라는 두 가지 생산 다변화 전략을 설명합니다.
리쇼어링은 값싼 해외 공급원에서 자국 내 공급원으로 생산 거점을 옮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공급망 안전뿐만 아니라 자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높은 임금과 부동산 시세 등 자국의 현실적인 비용을 고려할 때, 니어쇼어링(미국의 경우 멕시코와 같은 주변 국가를 활용하는 방식)이 기업들이 선택하는 합리적인 대안임을 알 수 있습니다.
과연 '탈(脫)중국'만이 답인가?
리쇼어링과 니어쇼어링 전략을 보며 저는 "과연 탈중국이 모든 기업의 정답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저자 피터 굿맨이 철저히 미국 관점에서 이 문제를 조명했듯이, 우리는 책의 흐름을 이해하면서도 한국 기업의 현실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만약 자신의 그룹이 미주/유럽 수출이 아닌 아시아권을 주력 시장으로 한다면, 사실상 탈중국화는 쉽지 않습니다. 실무적으로 볼 때, 대안으로 떠오르는 베트남이나 인도보다 중국(특히 상하이, 칭다오 같은 동남부권)은 물품을 일주일 이상 앞당겨 받을 수 있으며, 업무 처리 스타일도 한국 기업들과 유사하여 상대하기 수월합니다.
책에서 미국의 니어쇼어링이 멕시코인 것처럼, 어쩌면 한국의 지리적 니어쇼어링은 중국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팬데믹의 경험을 통해 중국에 모든 것을 의존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점에는 깊이 공감합니다.
나만의 Resilience, 핵심은 ‘소통’
Resilience에는 정확히 정해진 해답이 없으며, 누군가 정의를 내려줄 수도 없습니다. 저는 각 기업이 자신만의 최적화된 Resilience를 찾아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리쇼어링, JIC(Just in Case), AI 혁신 등 자신이 속한 제조 형태에 따라 가장 최적화된 방식이 그 회사에 가장 근접한 해답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전략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소통'이라 확신합니다. 얼마 전 국내 최대 메신저인 '카카오톡'의 업그레이드 논란이 시사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국민들은 여러 기능보다 '신속한 의사 전달'이라는 정체성이 훼손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습니다.
가장 신속하고 정확하게 소통하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 특히 대한민국 기업의 진정한 'Resilience'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구매팀과 관련된 영업 및 재고 상황 공유, 회사 비전 공유, 개발 구매 협업 등이 필수적임을 다시 한번 확신합니다.
수 세기 후 평가될 오늘을 생각하며
우리는 역사 시간에 임진왜란, 병자호란, 산업혁명, 세계 대전 등 굵직한 사건들을 접해왔습니다. 앞으로 수 세기 후, 이 팬데믹 시절 역시 후대에 역사적 사건으로 남을 것입니다. 나라가 봉쇄되고 선박 이동이 멈추며 공급망이 마비된 이 시기를, 후세들이 ‘우리 선조들이 지혜롭게 이겨낸 사례’로 기록하길 바랍니다.
특히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구매·공급 분야에서, 우리 회원님들의 활약이 영웅담으로 남기를 기대하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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