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2025년의 절반이 지나갔습니다. 구매 담당자로서 상반기를 되돌아보면, 늘 그랬듯이 납기와 품질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치열하게 보낸 시간들이 떠오릅니다. 특히 외주 가공 비중이 큰 제조 환경에서는, 외주사의 재고가 곧 우리 생산의 안전망이자, ‘위험을 품은 조용한 변수’가 됩니다. 단순히 수량을 세는 ‘계수’에서 벗어나, 외주 재고 실사를 공급망 리스크를 진단하는 전략 활동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입니다.

“외주사의 재고는 내 창고의 그림자다. 실사가 곧 공급망 리스크의 조기경보 시스템이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단가 압박과 납기 긴박성, 기술 집약도 모두가 높은 업종입니다. 여기서 더 들어가서 여러 외주사를 통해 각 단계별 공정을 거쳐 반제품이 입고되는 외주 구매는 재고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외주사에 생산을 위탁하는 구조에서는 외주사 보유 재고의 실시간 정확도가 곧 조달 리스크의 선제 관리 수준을 좌우합니다.

상반기를 마무리하며, 전산과 실물 재고를 매칭하는 작업을 하고 계시는 구매 담당자분들이 많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재고 관리의 중요성과 구매 전략적 관점을 더하여 이야기 나누고자 합니다.

1. 외주 재고 실사의 중요성

1️⃣ '눈에 보이지 않는 창고'의 불확실성

외주사는 자재를 가공하면서 일정 기간 보관하고 관리합니다. 하지만 이 창고는 '우리 손이 닿지 않는 공간'입니다. 이로 인해 불량, 분실, 출고 누락, 재고 누적 등 다양한 ‘정보 왜곡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2️⃣ 실사는 단순 ‘수량 확인’이 아니다

실사는 공급 위험도 평가, 자재 회전율 분석, 외주사의 운영 성숙도 진단 도구입니다. 실사 과정에서 생산 잔량, 작업 WIP(Work In Progress, 공정 중인 작업), 미등록 출고 이슈 등을 포착할 수 있어, 내부 ERP로는 확인 불가능한 실물 기반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2. 외주 재고 실사의 전략적 전환 3가지

1️⃣ 실사 주체의 변화 -  “외주사 단독 관리에서 공동 책임 구조로”

외주사가 관리하되, 실사 기준과 책임은 본사와 공동으로 설정해야 합니다.

재고 관리는 KPI화를 통해 업체 평가의 요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재고 관리의 책임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잘 운영하는 외주사에는 그만큼 보상과 혜택을 제공하면 기대 효과는 더욱 커집니다.

재고 실사 결과를 KPI화 시키는 과정 

 ① 실사 표준작업지침서(SOP : Standard Operating Procedure) 공유

 ② 이력 관리 

 ③ 실사 편차 기준 설정

 ④ KPI화

외주사와 계약서 작성 시 재고 관리에 대한 협조 내용에 대하여, SLA(Service Level Agreement, 서비스 수준 계약) 조항을 포함하는 것이 좋습니다. 협조 의무, 정보 제공, 실사 수용, 지연 대응 등의 항목을 

구체적인 의무사항으로 정의하고, 위반 시 불이익이 따르도록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실사 기준의 고도화 - “WIP, 보류품, NG품도 자산이다”

고도화된 재고 실사는 단순히 수량만 보는 실사가 아니라 공정 상태 및 대응력 진단 도구로 확장해야 합니다. 각 항목별 전략적 실사 방안에 대해 정리해봤습니다.

3️⃣ 디지털 실사 도입 -  “클립보드가 아닌 대시보드로”

실사 결과를 스프레드시트, ERP, WMS에 자동 연동하여 실사 누락, 잔량 오류 시 실시간 알림이 발송 될 수 있도록 대시보드화 된 정보 관리가 필요합니다.

외주사별 실사 편차, 오차율을 자동 계산되도록 수식을 걸어놓은 스프레드시트 등  월간 실사 리포트 생성할 수 있도록 하거나 협력사 실사 전용 포맷을 제공함으로써  업무 효율의 개선과 정확도가 향상될 것입니다.

3. 외주 실사 자료 활용 방안

외주 실사의 본질 : 리스크를 조기에 ‘눈으로’ 보는 것

외주 공정의 특성상, 하나의 협력사에서 발생한 공급 차질이 전체 납기에 영향을 줍니다. 재고 실사는 눈에 보이는 위험을 빠르게 포착하는 방법입니다.

“실사 결과는 KPI로, 외주관리는 신뢰성으로!”

재고 정확도, 누락률, 실사 이행률, 불량 분류 정확도 등 외주 실사 결과를 협력사 KPI에 반영하여 우수 외주사에는 월 정산 가산점, 장기계약 우선권 제공 등 차등적 우대 조치를 적용합니다. 반대로 실사 누락/편차 반복 외주사에 대해선 계약 구조를 재검토합니다.

마치며.

실사는 통제의 수단이 아닌, 신뢰의 시작입니다. 외주 재고 실사는 외주사의 실수나 오류를 단속하는 ‘통제의 수단’이 아닙니다. 오히려 예측 불가능한 공급망 리스크를 사전에 공유하고 해결해 가는 시작점입니다. 디지털 기반의 실사 체계, 협력형 실사 문화 그리고 전략적 분석 기반 KPI 연계가 결합될 때, 외주 재고 실사는 단순한 재고 파악을 넘어 SCM의 전략적 무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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